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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쑤시는 섬유근육통, 원인은 ‘뇌’였다… 250만 명 연구로 첫 입증
날짜
2026년1월
온몸이 쑤시고 극심한 피로가 지속되는 섬유근육통이 뇌에 뿌리를 둔 신경계 질환이라는 사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유전체 연구로 처음 확인됐다. 캐나다 토론토 마운트 시나이 병원 루넨펠트-타넨바움 연구소의 이사벨 케레빈(Isabel Kerrebijn)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섬유근육통 환자 5만 4,629명을 포함한 약 250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발병과 연관된 유전 위험 부위 처음으로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이어져 온 섬유근육통이 뇌의 통증 처리 방식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섬유근육통은 온몸의 만성 통증과 극심한 피로, 수면 장애, 브레인 포그(머릿속이 안개 낀 듯 멍한 상태)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약 2.5%에서 나타난다. 오랫동안 심리적 문제나 자가면역 질환으로 오해받아 온 섬유근육통이지만, 이번 연구는 유전자 수준에서 뇌 신경계 질환임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11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의 유전자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발병과 연관된 유전 위험 부위 26개를 확인했다.
분석에서 가장 강한 연관을 보인 것은 헌팅턴병(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는 유전 질환)의 원인 유전자인 HTT였다.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은 섬유근육통 발병 위험이 약 9% 높았다. 섬유근육통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은 뇌 조직과 신경세포에서만 집중적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기억과 통증 처리를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신경세포와 가장 강한 연관을 보였다.
다른 질환과의 유전적 유사성을 분석한 결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과민성 대장증후군·우울증·만성 요통과 높은 유전적 연관성이 확인됐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쇼그렌증후군 같은 자가면역 질환과의 유전적 연관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섬유근육통이 자가면역 질환이 아니라는 기존 가설을 뒷받침했다. 한편, 여성이 남성보다 수배 높은 발병률에도 불구하고, 남녀 간 유전적 구조는 사실상 동일했다.
연구팀은 섬유근육통·PTSD·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자주 함께 나타나는 현상 역시 이들이 공통된 신경계 유전적 취약성을 공유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두 유전자(HTT 조절 인자 GPR52, 만성 통증 관련 CELF4)는 향후 섬유근육통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마이클 웨인버그(Michael Wainberg)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섬유근육통이 뇌 신경계 질환임을 유전적으로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다”라며 “확인된 유전 위험 부위들은 섬유근육통의 발병 원인과 동반 질환의 공유 원인을 규명하는 구체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